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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왕후 민씨(이방원 부인)의 일대기

원경왕후 민씨(元敬王后 閔氏, 1365. 7. 29. ~ 1420. 8. 18.)는 조선 태종(이방원)의 왕비이자 조선 세종대왕(충녕대군)의 모후이다. 시호는 창덕소열원경왕후(彰德昭烈元敬王后). 조선 왕조에서 정희왕후, 문정왕후와 더불어 가장 정치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왕후다.

 

원경왕후 민씨는 이방원을 정치적으로 내조하였고, 뛰어난 결단력으로 남편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왕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던 인물이다. 이방원이 정도전에게 먼저 공격하도록 하였고, 사가에 무기를 숨겼다가 이방원이 거사를 할 때 사용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방원(태종)이 보위에 오르자 태종은 외척을 견제하기 위해 후궁을 계속 늘렸고, 원경왕후의 불만은 계속 쌓였다. 태종과 대립 관계에 서다가 남동생인 민무질, 민무구 형제가 사사되는 등 남편에 의해 친정이 멸문당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 원경왕후 민씨 헌릉(獻陵


 

1365년 여흥부원군 문도공 민제의 둘째 딸로, 여흥에서 태어났다. 1382(고려, 우왕 8) 2살 아래인 이방원에게 출가하였으며 조선 개국 후인 1392(태조 1)에는 정녕옹주(靖寧翁主)에 책봉되었다. 1400(정종 2) 2월 세자의 정빈, 11월 이방원이 즉위하자 왕비가 되어 정비에 진봉되었다.

 

1398, 당시 막강한 권세를 누리던 정도전은 사병 혁파법을 강행하여 모든 사병과 무기를 국가에 회수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민씨는 무기들을 숨겨놓는 기지를 발휘하였. 얼마 지나지 않아 태조가 와병하게 되었고, 이 틈을 노려 몸이 불편한 태조 곁에서 여러 왕자와 숙직하고 있던 이방원을 자신이 복통이 심하다는 것을 핑계로 불러내었다. 민씨는 이방원에게 무기를 주며 반정을 독려하였고, 이에 이방원은 처남들인 민무구, 민무질 등과 궐기하여 태조의 둘째부인 강씨 소생의 세자 방석과 세자빈 심씨, 방번, 경순공주, 부마 홍안군 이제 그리고 정도전, 남은 등을 모두 죽이고 정권을 장악하는 제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다. 이방원은 책임을 무마할 시간을 벌기 위하여 생존한 형들 중 가장 위인 둘째 형, 방과(정종)를 세자를 거쳐 곧바로 왕위에 오르게 하였다.

 

하지만 이방원의 바로 위의 형이었던 방간(회안군)은 이방원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고 권좌를 차지할 욕심을 내었다. 이에 민씨 가문은 민제를 필두로 이방원이 빨리 왕위승계를 받을 수 있게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편 방간은 박포의 부추김으로 1400년 음력 2월에 거병하였고, 이방원이 진압하였다.

 

이방원(태종)이 왕위에 오른 후, 민씨는 자신이 태종과 공동으로 집권했다고 생각했지만 태종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또 민무구, 민무질 등이 높은 작위를 받고, 세자 제와 친하게 지내자 태종은 이들이 세자가 보위에 오르면 정사를 농단할 것이라 여겨 몹시 경계하였다. 더군다나 태종은 왕이 되고나서 외척을 견제하기 위해 후궁을 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민씨와 언쟁이 심해졌고, 태종은 한동안 민씨가 있는 교태전에는 가지도 않았다고 전해진다.

 

한편 태종은 1406년에 양위를 선언하다가 곧바로 철회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민무구, 민무질 형제가 양위 소식에 매우 기뻐하였다는 이유로 이들을 제주도에 유배하였다가 1410년에 사사시켰다. 아들들의 유배 생활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부원군 민제는 1408년에 사망하였다.

 

1416년에는 민제의 3남 민무휼과 4남 민무회가 세자 제에게 외가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였다가 이 말이 일파만파로 번졌고 태종은 이들 역시 유배시켰다. 또 민씨가 태종의 후궁 효빈 김씨와 그녀의 소생 경녕군을 학대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에 분노한 태종은 민씨를 왕비에서 폐위시키는 대신에 민무휼, 민무회 형제를 교살시켰다. 1418년에 세자 제가 폐위되고, 충녕대군이 세자에 책봉되자 형제간의 분란으로 보고 끝까지 반대하였다. 그 해에 태종이 세자 이도(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자신은 상왕으로 물러나자, 민씨는 왕대비가 되어 후덕왕대비(厚德王大妃)로 존호가 올려졌다.

 

원경왕후 민씨는 양녕(讓寧효령(孝寧충녕(忠寧: 世宗성녕(誠寧)4대군과 정순(貞順) 4공주를 낳았다. 142056세를 일기로 사망했고, 능은 서울특별시 서초구 내곡동 헌인릉 안에 위치한 헌릉(獻陵)으로 남편 태종과 쌍릉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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